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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조: 미국vs파라과이 경기평, 가시밭길, 행운, 화려한 피날레

by rosario 2026. 6. 17.

2026 FIFA 북중미 월드컵의 막이 본격적으로 오른 가운데, 공동 개최국인 미국이 조별리그 D조 첫 경기에서 완벽한 화력을 과시하며 기분 좋은 대승을 거두었다. 마우리시오 포체티노 감독이 이끄는 미국 축구 국가대표팀은 6월 13일 로스앤젤레스 소파이 스타디움(SoFi Stadium)에서 열린 파라과이와의 D조 1차전 매치에서 폴라린 발로건의 멀티골과 상대 자책골, 그리고 지오 레이나의 쐐기포를 묶어 4-1 완승을 기록했다.

이번 승리는 개최국의 자존심을 세운 것과 동시에 1930년 제1회 우루과이 월드컵 이후 무려 96년 만에 성사된 파라과이와의 월드컵 맞대결에서 다시 한번 완승을 거두었다는 점에서 역사적 의미를 더한다.

월드컵 포스트16미파


1. 자신감 얻은 미국, 가시밭길 예고된 파라과이

폴라린 발로건의 스타 탄생과 개최국 잔혹사 탈출 이날의 수훈 선수는 단연 멀티골을 터뜨린 폴라린 발로건이었다. 발로건은 이번 대회 1호 멀티골의 주인공이 되며 최근 네 차례 월드컵에서 개최국 첫 경기 멀티골을 기록한 네 번째 선수(2014년 네이마르, 2018년 체리셰프, 2022년 에네르 발렌시아)로 이름을 올렸다. 미국은 과거 월드컵 개막전 혹은 첫 경기에서 8전 1승 4무 3패로 유독 약한 모습을 보였으나, 이번 대승으로 '첫 경기 잔혹사'를 완벽하게 씻어냈다.

포체티노 감독의 전술적 완성도 토트넘 홋스퍼 시절 손흥민을 지도해 국내 팬들에게도 친숙한 마우리시오 포체티노 감독은 미국 대표팀 지휘봉을 잡은 이후 가장 완벽한 경기력을 선보였다. 선수들의 유기적인 스위칭 플레이와 전방 압박 타이밍은 짜임새가 넘쳤으며, 실점 이후 레이나 등을 투입해 흐름을 다시 가져온 용병술 역시 백점 만점이었다. 대회 역사상 미국의 월드컵 한 경기 최다 골 신기록이자 최다 골 차 승리 타이 기록을 세우며 명장의 이름값을 톡톡히 해냈다.

아쉬웠던 파라과이의 수비 집중력 남미의 복병으로 평가받던 파라과이는 경기 초반 행운의 자책골을 내준 이후 급격하게 흔들렸다. 미구엘 알미론과 훌리오 엔시소 등 핵심 공격 자원들이 미국의 강한 압박에 고립되었고, 전반전에만 3골을 내리 실점한 수비진의 집중력 저하가 뼈아팠다. 후반전 마우시리오의 만회골로 분위기 반전을 꾀했으나, 역습 상황에서 드러난 수비 뒷공간의 불안함은 향후 남은 조별리그 경기에서 반드시 해결해야 할 과제로 남았다.

2. 전반전: 이른 시간 터진 행운과 발로건의 폭발력

미국은 경기 시작과 동시에 홈 관중들의 압도적인 응원을 등에 업고 강한 전방 압박과 빠른 측면 전환으로 파라과이를 몰아세웠다. 경기 흐름은 생각보다 이른 시간에 깨졌다. 전반 7분, 미국의 코너킥 상황에서 파라과이의 미드필더 다미안 보바디야의 몸에 맞은 공이 그대로 골문 안으로 빨려 들어가며 미국의 선제 자책골로 기록됐다. 이 이른 시간의 선제 득점은 미국의 긴장감을 풀어주는 동시에 파라과이의 수비 밸런스를 완전히 무너뜨리는 결정적 계기가 됐다.

기세를 잡은 미국은 크리스티안 풀리식과 말리크 틸먼을 중심으로 공격의 고삐를 더욱 당겼다. 그리고 전반 31분, 풀리식의 날카로운 패스를 받은 폴라린 발로건이 침착한 마무리로 팀의 두 번째 골을 터뜨리며 격차를 벌렸다. 발로건의 활약은 여기서 멈추지 않았다. 전반 추가시간 5분(전반 50분), 틸먼의 전진 패스를 이어받은 발로건은 상대 수비수와의 거친 몸싸움을 이겨내고 한 명을 더 제친 뒤, 페널티 박스 중앙에서 강력한 왼발 슈팅으로 파라과이의 골망을 다시 한번 흔들었다. 전반전을 3-0으로 마친 미국은 사실상 승기를 굳히며 여유 있게 후반전을 맞이하게 됐다.

3. 후반전: 파라과이의 반격과 지오 레이나의 화려한 피날레

후반전 시작과 함께 파라과이는 전술 변화와 교체 카드를 활용해 반격에 나섰다. 전반 내내 미국의 압박에 고전하던 파라과이는 롱볼 위주의 단순한 패턴에서 벗어나 미드필더진의 유기적인 패스 워크로 만회골을 노렸다. 결국 후반 27분(72분), 교체 투입된 마우리시오가 감각적인 슈팅으로 미국의 골문을 열며 3-1로 추격의 불씨를 지폈다. 만회골 이후 파라과이는 공세를 한층 더 강화하며 미국을 강하게 압박했다.

그러나 미국의 끈끈한 조직력과 포체티노 감독의 용병술은 흔들리지 않았다. 미국은 후반 중반 이후 체력이 저하된 파라과이의 뒷공간을 날카로운 역습으로 계속해서 위협했다. 승부의 마침표는 후반 교체 출전한 지오 레이나가 찍었다. 경기 종료 직전인 후반 추가시간 7분(92분), 레이나는 페널티 박스 바깥에서 전율 돋는 오른발 중거리 슈팅을 성공시키며 소파이 스타디움을 열광의 도가니로 만들었다. 

 


첫 단추를 이보다 더 완벽하게 꿸 수는 없다. 미국은 4-1이라는 대승을 통해 골득실에서 엄청난 우위를 점하며 D조 선두로 올라섰다. 공수 양면에서 완벽한 밸런스를 보여준 미국은 이제 자신감 넘치는 분위기 속에서 호주와의 조별리그 2차전을 준비하게 됐다. 홈 이점을 극대화한 전술이 통한다는 것을 증명한 만큼, 이번 대회에서 강력한 다크호스로 자리매김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반면, 파라과이는 첫 경기 대패로 인해 비상이 걸렸다. 남은 조별리그 일정에서 반드시 승점을 쌓아야 하는 큰 부담감을 안게 되었으며, 무너진 팀 수비 라인의 멘탈을 빠르게 추스르는 것이 급선무다. 개최국의 화력에 무릎을 꿇은 파라과이가 과연 다음 경기에서 남미 축구의 저력을 다시 보여줄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