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종료를 4분 앞둔 시점에 내준 페널티킥 한 방. 결과만 보면 불운한 판정 하나로 승부가 갈린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이 장면을 이 경기 하루만 떼어놓고 봐서는 안 되는 이유가 있다. LAFC는 불과 사흘 전, 리그스컵에서 주전 전원을 총동원하고도 8강 진출에 실패했다. 그리고 마크 도스 산토스 감독은 이 탈락 직후 선수단의 체력 고갈과 심리적 타격을 공개적으로 우려했다. 즉 이번 샌디에이고전의 후반 막판 붕괴는, 갑자기 튀어나온 불운이 아니라 예고돼 있던 위기에 가까웠다.

사흘 전 이미 나온 경고
LAFC는 지난 리그스컵에서 골득실 차로 8강 진출에 실패했다. 문제는 그 과정이었다. 도스 산토스 감독은 탈락 후 기자회견에서 "주전 선수들을 총동원했다"며 "결승까지 온 힘을 다해 뛰고도 결국 패하면, 그 많은 에너지를 쏟아붓고도 아무것도 얻지 못한 허탈감이 든다"고 털어놨다. 감독 스스로 선수단의 체력적, 정신적 한계를 인정한 셈이다. 이 발언이 나온 지 이틀 만에 열린 경기가 바로 샌디에이고전이었다. 실제로 이날 LAFC가 무너진 지점은 정확히 감독이 우려했던 그 지점, 즉 경기 막판이었다. 후반 42분 라이언 포티어스의 페널티박스 안 핸드볼 반칙, 이어진 44분 안데르스 드레이어의 페널티킥 결승골까지, 팀 전체 집중력이 가장 흐트러지는 시간대에 실점이 몰렸다. 로테이션 없이 리그스컵과 정규리그를 연달아 소화해온 여파가 수비 조직력의 미세한 균열로 이어졌다고 볼 여지가 크다.
낡은 전술이라는 오래된 지적
이 팀의 구조적 문제를 이야기할 때 빠지지 않는 게 도스 산토스 감독의 전술 색깔이다. 그는 밴쿠버 화이트캡스 지휘 시절부터 지금까지 백스리를 기반으로 한 수비 전술을 큰 변화 없이 유지해온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일부 축구 팬과 매체 사이에서는 이 스타일이 최신 트렌드를 따라가지 못하는 '10년 전 전술'이라는 비판도 나온다. 실제로 이 전술적 이슈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5월 같은 상대인 샌디에이고FC 원정에서 LAFC는 0-2로 끌려가다 손흥민의 도움과 홀링셰드의 골로 간신히 2-2 무승부를 만든 적이 있다. 당시에도 도스 산토스 감독은 "과거로 돌아갈 수 있다면 교체 카드를 5분이나 10분 정도 빨리 썼을 것"이라며 대응이 늦었음을 스스로 인정했다. 석 달 가까이 지난 지금, 상대는 같고 결과도 다시 패배(또는 실점 위기)로 반복됐다는 점은 의미심장하다. 상대에 따라 전술을 조정하는 대응력, 그리고 경기 중 흐름을 읽고 교체 타이밍을 앞당기는 판단력이라는 두 가지 숙제가 여전히 해결되지 않은 채 남아 있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공격은 만들어지는데 왜 못 지키나
역설적인 건 이날 LAFC의 공격 전개 자체는 나쁘지 않았다는 점이다. 손흥민 개인만 슈팅 4개, 기대득점(ESPN 집계) 0.34를 기록했고, 전반 21분에는 부앙가의 골이 나오기도 했다(VAR 핸드볼 판정으로 취소). 코너킥 상황에서 만든 세구라의 헤더 기회까지 더하면, 팀 전체의 찬스 생산 능력 자체는 준수했다. 이 대목에서 드러나는 건 '공격력 부족'이 아니라 '경기 관리 능력 부족'이라는 문제다. 앞서가지 못한 채 시간을 흘려보내다 체력이 떨어지는 후반 막판에 상대에게 세트피스성 기회(이날은 페널티킥)를 내주는 패턴은, 창의적인 공격 전개와는 별개로 팀이 리드를 지키거나 승부처를 관리하는 능력에서 약점을 갖고 있다는 신호로 읽힌다. 이번 패배로 LAFC는 승점 34(10승 4무 6패)에 머무르며 서부 콘퍼런스 3위를 지켰다. 1위 휴스턴 다이너모와의 승점 차는 단 1점이지만, 휴스턴이 경기를 한 경기 덜 치른 상태라는 점을 고려하면 실질적 격차는 더 크게 느껴질 수 있다. 이번 경기로 LAFC는 전 대회 기준 8경기 무패 행진이 끝났고, 리그 기준으로는 4경기 무패가 마감됐다. 두 개의 서로 다른 흐름이 같은 경기에서 동시에 끊긴 셈이다.
이번 패배는 개별 선수의 부진보다 팀 차원의 구조적 문제, 즉 밀집 일정 속 로테이션 부재, 그리고 승부처에서의 임기응변 부족이 겹쳐서 나온 결과에 가깝다. 리그스컵이 끝난 지금 LAFC는 정규리그와 플레이오프에만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이 됐다는 점은 오히려 긍정적 신호다. 다만 도스 산토스 감독이 지난 5월과 이번 8월, 같은 상대를 두고 비슷한 방식으로 흔들렸다는 점은 여전히 숙제로 남는다. 다음 경기에서 로테이션을 통해 체력을 관리하고, 리드 상황에서 더 이른 교체 타이밍을 가져갈 수 있을지가 시즌 막바지 순위 경쟁의 실질적인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작성 근거: 2026년 8월 16일 MLS 정규리그 홈경기(LAFC 0-1 샌디에이고FC) 및 리그스컵 탈락 관련 도스 산토스 감독 발언, 지난 5월 동일 상대전 관련 국내 보도를 바탕으로 작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