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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팅 5개를 쏜 쪽은 침묵했고, 슈팅 0개인 쪽이 웃었다

by magda 2026. 9. 12.

이날 그라운드에는 두 명의 한국 선수가 있었다. 우니온 베를린의 정우영은 90분을 뛰며 슈팅 5개, 패스 성공률 77%, 평점 7.5(소파스코어)를 기록했다. 반면 샬케의 황희찬은 후반 35분에야 교체 투입돼 단 10분 남짓 뛰었고, 슈팅은 단 한 차례도 시도하지 못한 채 평점 6.6에 그쳤다. 숫자로만 보면 이날의 승자는 명백히 정우영이다. 그런데 정작 웃은 쪽은 짧게 뛰고 낮은 평점을 받은 황희찬이었다. 그는 팀의 승리를 결정지은 쐐기골을 어시스트했고, 정우영은 공격 포인트 없이 경기를 마쳤다.

황희찬86

마감 시한 30분을 남기고 성사된 이적

이 역설을 이해하려면 먼저 황희찬이 이 자리에 서기까지의 과정을 봐야 한다. 그의 샬케행은 여름 이적시장 마감 직전까지도 성사 여부를 알 수 없을 만큼 급박하게 이뤄졌다. 독일 매체 '키커'에 따르면 필요한 서류가 마감 시한을 얼마 남기지 않은 시점에야 아슬아슬하게 업로드됐을 정도다. 샬케는 정식 메디컬 테스트조차 거치지 않은 채 영입을 강행했고, 팀의 에이스 넘버로 통하는 등번호 7번을 곧바로 내주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300만 유로(약 48억 원) 규모의 완전 이적 옵션이 포함된 1년 임대 계약이었다. 챔피언십(2부)으로 강등된 울버햄튼을 떠나며 스페인 라리가와 프랑스 리그1 등 빅리그 클럽들의 관심을 받았던 그가 결국 독일 무대 복귀를 택했다는 점도 눈에 띈다. 다만 급박하게 성사된 이적의 여파로, 합류 직후 치러진 바이에른 뮌헨과의 2라운드 경기에는 컨디션 조절 문제로 출전하지 못했다. 이번 베를린 원정이 사실상 그의 실질적인 데뷔 기회였던 셈이다.

신중한 기용, 그리고 10분 만의 응답

무슬리치 감독은 이날 황희찬을 선발이 아닌 벤치에 배치하며 신중하게 접근했다. 팀은 전반 25분 로빈 고젠스의 선제골, 후반 1분 아딜 아우치체의 추가골로 2-0까지 앞서 나갔다. 황희찬은 후반 35분 주니어 아다무를 대신해 교체 투입됐고, 이 순간 정우영과 약 10분간 그라운드를 함께 누비며 '코리안 더비'가 성사됐다. 경기 막판 우니온 베를린이 추격골(후반 추가시간 6분, 팀 스카르케)을 넣으며 흐름이 흔들릴 조짐을 보이던 그때, 오른쪽 측면에서 안으로 돌파를 시도한 황희찬이 막시밀리안 외버에게 정확한 패스를 찔러줬고 이 골로 승부에 쐐기가 박혔다. 최종 스코어 3-1. 짧은 출전 시간 안에서 나온, 그러나 경기 흐름을 완전히 굳히는 결정적인 한 방이었다.

숫자가 아니라 순간이 증명한 것

정우영과 황희찬의 이날 스탯을 나란히 놓으면 정우영의 우위가 명확하다. 더 많이 뛰었고, 더 많이 슈팅했고, 더 높은 평점을 받았다. 하지만 축구에서 공격 포인트는 결국 '얼마나 오래, 얼마나 많이'가 아니라 '언제, 얼마나 결정적으로'로 판가름 난다. 황희찬은 10분이라는 짧은 시간 안에서 팀이 필요로 했던 정확히 그 장면, 즉 추격당하던 흐름에 마침표를 찍는 패스를 만들어냈다. 감독이 신중하게 벤치에 앉혔던 선수가, 주어진 기회 안에서 곧바로 실전 감각을 증명한 셈이다.

이번 활약이 갖는 의미는 단순한 데뷔전 이상이다. 메디컬 테스트도 없이 서둘러 영입하고 에이스 등번호를 내준 구단의 베팅에, 짧은 시간 안에서나마 확실한 근거로 화답했기 때문이다. 여기에 완전 이적 옵션까지 걸린 임대 계약이라는 점을 생각하면, 앞으로 그가 얼마나 꾸준히 출전 시간을 늘리고 공격 포인트를 쌓아가느냐가 곧 그의 장기적인 거취와도 연결된다.


다음 경기에서 선발 기회를 받을 수 있을지, 그리고 그 기회를 이번처럼 결정적인 장면으로 연결할 수 있을지가 그의 독일 무대 '부활'을 완성할 다음 단계다. *작성 근거: 2026년 9월 12일 분데스리가 3라운드(우니온 베를린 1-3 샬케04) 및 황희찬, 정우영 관련 국내 보도를 바탕으로 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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