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날 손흥민이 시도한 슈팅은 넷. 그런데 넷 모두 골키퍼 선방이 아니라 수비수 몸이나 발에 걸려 끊겼다. 골키퍼조차 나설 필요가 없었다는 뜻이다. 통상 슈팅이 매번 수비에 블록당하는 경우는 흔치 않다. 상대가 특정 선수 한 명을 겨냥해 조직적으로 밀착 방어했을 때 나오는 전형적인 패턴에 가깝다. 이날 DC 유나이티드의 수비 전략은 명확히 손흥민을 향해 있었다.

얼굴에 피가 나도 자리를 지켰다
30일(한국시간) 워싱턴DC 아우디필드에서 열린 MLS 원정경기에서 손흥민은 왼쪽 측면 공격수로 선발 출전해 부앙가, 에보비세와 함께 최전방을 구성했다. 상대 수비가 초반부터 그의 활동 반경에 집중적으로 붙으면서 공간을 찾는 데 애를 먹었다. 전반 20분에는 돌파를 시도하던 중 DC 유나이티드의 수비수 노노 기미토와 정면으로 충돌해 입술 주변에 출혈이 생겼다. 그럼에도 그는 교체 없이 경기를 이어갔다. 측면에 갇히지 않기 위해 손흥민은 경기 내내 중앙으로 파고드는 움직임을 늘렸다. 전반 23분 페널티지역 왼쪽에서 왼발 슈팅을 시도했지만 수비수 발에 걸렸고, 전반 41분에는 동료의 힐패스를 받아 박스 안으로 파고든 뒤 시도한 슈팅도 수비 태클에 막혔다. 후반 16분에는 코너킥 상황에서 골키퍼가 걷어낸 공을 페널티지역 뒤쪽에서 즉시 받아쳤지만 골라인 앞을 지키던 수비수에게 걸렸다. 후반 36분 에보비세가 교체되어 나간 뒤에는 사실상 중앙 공격수 역할까지 맡으며 후반 40분 컷백을 논스톱으로 연결했지만 이 역시 수비에 가로막혔다.
침묵의 숫자가 말해주는 것
이 경기로 손흥민은 지난달 2일 밴쿠버 화이트캡스전 득점 이후 7경기 연속 무득점에 빠졌다. 흥미로운 건 이 침묵의 성격이 매번 달랐다는 점이다. 톨루카전에서는 슈팅 자체가 없었고, 샌디에이고전에서는 확실한 찬스를 놓쳤으며, 이번 DC전에서는 시도한 모든 슈팅이 조직적인 수비에 막혔다. 침묵이 길어질수록 상대 팀들의 대응 수준도 함께 높아지고 있다는 뜻으로 읽을 수 있다. 역설적으로 이는 상대 팀들이 손흥민을 여전히 경기 결과를 좌우할 수 있는 최우선 경계 대상으로 보고 있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팀도 함께 가라앉고 있다
문제는 이 침묵이 팀 전체의 부진과 겹쳐 있다는 점이다. LAFC는 이 무승부로 리그 5경기 연속 무승(3무 2패)에 빠졌고, 승점 36으로 서부 콘퍼런스 3위를 간신히 지켰다. 중위권 팀들의 추격이 이어지고 있어 다음 경기 결과에 따라 최대 6위까지 순위가 떨어질 수 있는 상황이다. 리그스컵 8강 진출 실패 이후 이어지고 있는 이 하락세는, 앞서 지적됐던 밀집 일정 속 체력 관리와 로테이션 문제가 여전히 해결되지 않았음을 보여준다. 지금 손흥민에게 필요한 건 슈팅 숫자를 늘리는 게 아니라, 조직적으로 좁혀오는 수비를 뚫어낼 마지막 한 수다. 이날처럼 몸싸움을 마다하지 않고 끝까지 공간을 찾아다니는 적극성 자체는 여전히 살아있다. 다만 그 적극성이 결과로 이어지지 않는 경기가 쌓일수록, 팀의 순위 방어에도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다.
시즌 막바지로 향하는 지금, 이 침묵을 끊어내는 한 경기가 개인과 팀 모두에게 그 어느 때보다 절실해졌다. *작성 근거: 2026년 8월 30일 MLS 정규리그 원정경기(DC 유나이티드 0-0 LAFC) 및 관련 국내 보도를 바탕으로 작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