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주일 전 안필드에서 이강인은 후반 14분에 교체됐다. 리버풀의 집중 견제에 막혀 영향력이 줄어든 결과였다. 그리고 그 전 세 경기에서도 그는 모두 후반 이른 시간에 벤치로 물러났다. 그런데 이번 오사수나전, 그는 처음으로 90분을 온전히 뛰었다. 그것도 골을 넣고, 양 팀 통틀어 최고 평점(9.0)을 받고, 팬 투표 MOM까지 차지하면서. 이적 후 여섯 경기 만에 나온 첫 풀타임이라는 사실이 이 경기의 진짜 의미를 말해준다.

교체되던 선수에서, 끝까지 뛰는 선수로
이강인은 올 시즌 아틀레티코에서 치른 공식전 6경기 중 5경기에 선발 출전하며 꾸준한 신뢰를 받아왔다. 문제는 출전 시간이었다. 비야레알전 67분, 빌바오전 59분, 리버풀전 59분. 최근 세 경기 연속으로 후반 비교적 이른 시간에 교체되는 패턴이 반복됐다. 선발로는 인정받지만 끝까지 맡기지는 않는, 어중간한 위치에 머물러 있었던 셈이다. 그 패턴이 이번 경기에서 깨졌다. 시메오네 감독은 4-4-2 포메이션에서 이강인을 오른쪽에 배치했고, 종료 휘슬이 울릴 때까지 그를 그라운드에 남겨뒀다. 4-0으로 앞선 상황에서도 교체하지 않았다는 건, 단순히 경기가 편해서가 아니라 그를 끝까지 쓰고 싶어 했다는 신호에 가깝다.
"왼발을 막았더니 오른발로 쐈다"
득점 장면 자체도 인상적이었다. 17일 리야드 에어 메트로폴리타노에서 열린 라리가 6라운드에서 아틀레티코는 전반 24분 조너선 데이비드의 선제골로 앞서 나갔다. 이강인의 골은 후반 9분에 나왔다. 오른쪽에서 골문 쪽으로 파고들던 그는 데이비드가 찔러준 패스를 왼발로 한 번 잡은 뒤, 오른발 슈팅으로 반대편 골대 아래쪽 구석을 정확히 갈랐다. 주목할 점은 이 골이 오른발로 나왔다는 것이다. 스페인 매체들은 "왼발을 막았더니 오른발로 쐈다"는 취지로 이 장면을 조명했고, '골라소(환상적인 골)'라는 표현까지 썼다. 왼발잡이인 그를 상대 수비가 왼발 각도 위주로 막아섰지만, 오른발로도 정확한 마무리가 가능하다는 걸 증명한 셈이다. 리버풀전에서 거친 견제로 영향력을 지워냈던 방식이, 이날은 통하지 않았다.
숫자가 말해주는 완성도
이날 이강인의 기록은 이전 경기들과 뚜렷하게 구분된다. 슈팅 6회 중 유효슈팅 4회, 드리블 성공률 100%, 기회 창출 3회(빅 찬스 1회 포함). 앞선 비야레알전에서 슈팅 6개를 시도하고도 유효슈팅이 단 하나도 없었던 것과 비교하면, 같은 슈팅 숫자라도 정확도에서 완전히 달라진 모습이다. 풋몹은 그에게 양 팀 최고 평점인 9.0을 부여했다.
지난 네 경기 동안 이강인은 최전방, 중원, 우측면을 오가며 계속 다른 자리에 배치됐다. 세비야전에서 중원으로 이동해 도움을 기록했을 때 "중원이 해법일 수 있다"는 해석이 나왔지만, 다음 경기에서 곧바로 다시 최전방 쪽으로 돌아가며 그 해석은 흐려졌다. 이번 경기에서 그는 오른쪽 측면에 배치돼 안쪽으로 파고드는 움직임으로 득점을 만들어냈다. 이는 그가 가장 잘하는 플레이, 즉 측면에서 중앙으로 접어 들어가며 슈팅 각도를 만드는 패턴과 맞아떨어진다. 시즌 6경기 만에 2골 1도움을 기록 중인 그는, 최소한 이번 경기에서만큼은 자신에게 가장 잘 맞는 자리를 찾은 것처럼 보인다.
타이밍도 절묘하다. 아틀레티코는 오는 20일 레알 마드리드와 '마드리드 더비'를 치른다. 이번 승리로 승점 13, 리그 3위에 오른 아틀레티코는 2위 레알과의 격차를 단 2점으로 좁혔다. 시즌 최고의 경기력을 보여준 직후 맞이하는 최대 라이벌전인 셈이다. 리버풀 원정에서 확인했듯, 강팀일수록 이강인에 대한 견제 수위는 높아진다. 이번 오사수나전에서 보여준 오른발 마무리와 90분 내내 유지한 집중력이 더비에서도 통할지가, 그의 아틀레티코 적응기를 완성할 다음 장면이 될 것이다. *작성 근거: 2026년 9월 17일 스페인 라리가 6라운드(아틀레티코 마드리드 4-0 오사수나) 및 이강인 관련 국내외 보도를 바탕으로 작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