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이 이번 시즌 가장 활발하게 골문을 두드린 경기에서, 정작 가장 허탈하게 무득점으로 끝났다. 얼마 전 톨루카전에서는 슈팅을 단 한 번도 시도하지 못하고도 동료를 살리는 플레이로 승리에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번엔 정반대다. 슈팅 4개, 기대득점(xG) 0.34로 이번 시즌 손에 꼽힐 만큼 적극적으로 찬스를 만들었지만 유효슈팅은 단 하나도 없었다. 결과도 따라오지 못했다. 팀은 0-1로 졌다. 숫자만 보면 "이번엔 정말 열심히 뛰었는데 안 풀렸다" 정도로 읽힐 수 있다. 하지만 이 경기를 자세히 들여다보면, 단순한 컨디션 저하로 설명하기엔 석연치 않은 지점들이 있다.

두 번의 확실한 기회, 두 번 다 놓쳤다
16일(한국시간) BMO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6 MLS 홈경기에서 손흥민은 최전방 공격수로 선발 출전해 풀타임을 소화했다. 전반 5분, 페널티지역 왼쪽을 파고들어 왼발 슈팅을 시도했지만 공은 골문 옆 그물을 때렸다. 전반 36분에는 드니 부앙가의 빠른 측면 돌파 이후 중앙으로 낮은 컷백이 연결됐지만, 손흥민이 발을 갖다 대기 직전 상대 수비가 먼저 걷어냈다. 가장 뼈아팠던 장면은 후반 9분이었다. 수비 뒷공간을 파고들어 골키퍼와 완전한 일대일 상황을 만들었지만, 왼발 슈팅이 골대 오른쪽으로 살짝 벗어났다. 이 장면 하나만 성공했어도 경기 흐름 자체가 달라질 수 있었다. 후반 26분에는 페널티 박스 오른쪽에서 한 번 더 슈팅을 시도했지만 이번에도 수비수 몸에 막혔다. 이후 코너킥 상황에서는 직접 크로스를 올려 에디 세구라의 헤더 기회를 만들어내기도 했으나 득점으로 이어지지 않았다. 정리하면 이날 손흥민은 최소 두 번의 '확실한' 득점 기회(전반 5분, 후반 9분)를 만들었다. 톨루카전처럼 '기회 자체가 없었던' 경기가 아니라, 기회는 만들었는데 마무리에서 미끄러진 경기였다는 점에서 이전 침묵들과는 결이 다르다.
취소된 골, 그리고 후반 추가시간의 반전
이날 경기에는 흐름을 두 번 뒤흔든 장면이 있었다. 전반 21분 부앙가가 골을 넣으며 앞서가는 듯했지만, VAR 판독 결과 부앙가가 팔로 공을 트래핑한 사실이 확인되며 핸드볼 파울로 골이 취소됐다. LAFC 입장에서는 실질적으로 한 골을 도둑맞은 셈이었다. 균형은 결국 후반 추가시간에 깨졌다. 후반 42분 라이언 포티어스가 페널티 박스 안에서 범한 핸드볼 반칙이 VAR을 거쳐 페널티킥으로 선언됐고, 후반 44분 안데르스 드레이어가 왼발로 골문 왼쪽 상단을 정확히 찌르며 결승골을 터뜨렸다. 공교롭게도 손흥민은 이 직전 추가시간 상황에서 거칠게 태클해온 드레이어와 충돌해 옐로카드를 받기도 했다. 취소된 골과 마지막 순간의 페널티킥, 그리고 그 페널티킥을 유도한 선수와의 충돌까지, 이날 패배에는 여러 겹의 아쉬움이 겹쳐 있었다.
두 개의 연속 기록이 같은 날 함께 끝났다
이 경기가 갖는 의미는 손흥민 개인의 무득점 그 이상이다. 그는 2026 북중미 월드컵 복귀 후 리그 4경기 연속골이라는 물오른 기세를 이어오고 있었다. 이 행진이 이번 경기에서 멈췄다. 공교롭게도 같은 날 팀의 리그 5경기 무패 행진(4승 1무)도 함께 끊겼다. 개인과 팀의 상승 곡선이 정확히 같은 지점에서 꺾인 셈이다. 손흥민은 밴쿠버 화이트캡스전 이후 리그스컵 3경기에서도 골을 넣지 못했던 터라, 공식전 기준으로는 이미 4경기 연속 무득점이 이어지고 있던 상황이었다. 다만 그 이전 세 경기(톨루카 두 차례, 케레타로)는 주로 상대의 밀집 수비나 결정적 순간의 침착함 부족이 원인으로 지목됐다면, 이번 샌디에이고전은 성격이 조금 다르다. 실제로 가장 확실한 득점 기회들을 만들어내고도 결과로 이어지지 못했다는 점에서, 최근 흐름 속 진짜 '결정력'의 문제가 드러난 경기로 볼 여지가 있다. 이번 패배로 LAFC는 승점 35(10승 5무 5패)에 머무르며 서부 콘퍼런스 3위 자리를 지켰다. 순위 자체가 크게 흔들린 건 아니지만, 최근까지 이어지던 상승세에 제동이 걸렸다는 점은 부인하기 어렵다. 특히 앞선 리그스컵 일정까지 포함하면 팀 전체가 최근 밀도 높은 경기 일정을 소화해왔다는 점도 감안할 필요가 있다. 체력적 피로가 결정력 저하에 어느 정도 영향을 줬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다음이 더 중요하다. 이날 경기를 한 줄로 요약하면, 손흥민은 침묵했지만 무기력하지는 않았다. 오히려 이번 시즌 가장 많은 슈팅과 가장 높은 기대득점을 기록한 경기 중 하나였다는 점은, 그의 경기력 자체는 여전히 살아있다는 근거가 된다. 문제는 그 기회를 골로 연결하는 마지막 한 끗이다. 팀 역시 취소된 골과 막판 페널티킥이라는 두 번의 불운이 겹치며 패배를 자초한 측면이 있다. 관건은 이 흐름을 다음 경기에서 얼마나 빨리 끊어내느냐다. 연속 기록이 끊긴 뒤 첫 경기에서 다시 골문을 여느냐가, 이번 침묵을 '일시적 불운'으로 남길지 '흐름의 전환'으로 남길지를 가를 것이다. *작성 근거: 2026년 8월 16일 MLS 정규리그 홈경기(LAFC 0-1 샌디에이고FC) 및 관련 국내 보도를 바탕으로 작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