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카테고리 없음

그는 원래 이 나이대의 선수가 아니었다

by magda 2026. 9. 15.

아시안게임 축구 국가대표팀에는 특별한 규정이 하나 있다. 원칙은 23세 이하 선수들의 대회이지만, 팀마다 나이 제한을 넘는 선수를 3명까지 '와일드카드'로 포함시킬 수 있다. 엄지성은 그 3장의 카드 중 하나였다. 나이 제한 없이 뛸 수 있는 성인 대표급 자원을 넣어서라도 반드시 우승해야 한다는 뜻이 담긴 선발이었고, 그는 조별리그 첫 경기에서 해트트릭으로 그 선택에 곧바로 답했다.

엄지성88

3장의 카드, 그리고 걸려 있는 것

이번 대표팀에는 엄지성 외에도 양현준(셀틱), 이기혁(강원)이 와일드카드로 이름을 올렸다. 이들을 투입하면서까지 한국이 노리는 건 다름 아닌 대회 4연속 금메달이다. 2014년 인천 대회부터 2018년 자카르타 팔렘방, 2023년 항저우 대회까지 3회 연속 우승한 한국이 이번 나고야 대회에서도 정상에 서면 역대 최초의 4연패가 된다. 여기에 남자 축구 국가대표 선수들에게 아시안게임 금메달이 병역 혜택과 직결된다는 사실까지 더하면, 이 대회에 실리는 무게는 결코 가볍지 않다. 상대 전적도 만만치 않았다. 한국은 카타르와의 U-23 대표팀 간 역대 맞대결에서 1승 5무 2패로 열세에 있었다. 게다가 카타르가 올해 초 U-23 아시안컵에서 3전 전패로 조별리그 탈락한 부진한 흐름을 보이긴 했지만, 역대 전적상 결코 쉬운 상대는 아니었다.

물오른 폼으로 합류했다

엄지성의 와일드카드 발탁이 설득력을 갖는 이유는 최근 소속팀에서의 상승세에 있다. 그는 잉글랜드 챔피언십 스완지 시티에서 시즌 초반 3경기 연속 교체 출전에 그치며 다소 아쉬운 출발을 했다. 하지만 지난달 29일 더비 카운티 원정에서 시즌 첫 선발 기회를 잡자마자 1골 1도움으로 팀의 3-0 완승을 이끌며 경기 최우수선수(MOM)에 선정됐다. 스완지에서의 3번째 시즌을 맞아 확실한 물오른 폼으로 대표팀에 합류한 셈이다.

조별리그 첫 경기, 곧바로 증명

15일 나고야 미즈호공원 럭비경기장에서 열린 D조 1차전에서 한국은 4-2-3-1 포메이션을 가동하며 공격진 전원을 유럽파(배준호, 양현준, 엄지성, 김명준)로 채웠다. 그리고 엄지성이 이날 3골을 몰아넣으며 카타르를 4-1로 완파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김명준의 추가골까지 더해진 이 승리로 한국은 조별리그 첫 판을 승리로 장식하며 8강 진출에 유리한 고지를 선점했다

경기 전부터 일부 매체는 엄지성을 '이민성호 에이스'로 지칭하며 그에게 거는 기대를 드러냈다. 와일드카드로 뽑힌 선수가 그 별명값을 첫 경기부터 증명해 보인 셈이다. 특히 조별리그 최약체가 아닌, 역대 전적에서 앞선 적 없는 상대를 만난 첫 경기에서 나온 해트트릭이라는 점에서 이 활약의 의미는 더 크다. 병역 혜택이 걸린 대회에서 성인 대표급 자원을 투입하는 선택이 옳았다는 근거를, 최소한 첫 경기에서만큼은 명확하게 만들어낸 셈이다.


한국은 오는 22일 사우디아라비아와 조별리그 2차전을 치른다. 첫 경기를 여유 있게 승리로 장식한 만큼 한결 가벼운 마음으로 다음 경기에 임할 수 있게 됐다. 다만 병역 혜택과 4연속 금메달이라는 역사적 과제가 걸린 대회인 만큼, 조별리그를 넘어 토너먼트 단계에서도 이런 흐름을 이어갈 수 있을지가 진짜 관건이다. 첫 경기의 해트트릭이 반짝 활약으로 그칠지, 대회 내내 이어질 '에이스 서사'의 시작이 될지는 앞으로 몇 경기를 더 지켜봐야 할 것이다.

*작성 근거: 2026년 9월 15일 아이치 나고야 아시안게임 남자축구 조별리그 D조 1차전(대한민국 4-1 카타르) 및 엄지성 관련 국내 보도를 바탕으로 작성.*


소개 및 문의 · 개인정보처리방침 · 면책조항

© 2026 블로그 이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