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칼럼에서 짚었던 문제는 정반대로 뒤집혔다. 솔트레이크전에서는 손흥민의 침묵이 끝났지만 팀의 무승 행진은 계속됐다. 이번 뉴욕 레드불스전에서는 손흥민이 다시 침묵했지만(2경기 연속 무득점), 대신 팀이 6경기 만에 승리를 챙겼다. 같은 시리즈 안에서 이렇게 역할이 바뀌었다는 점 자체가, 지금 LAFC가 개인과 팀의 문제를 한 번에 풀지 못한 채 번갈아 씨름해왔다는 걸 보여준다.

슈팅 8개, 그중 하나는 골대를 때렸다
10일(한국시간) 홈에서 열린 뉴욕 레드불스전에서 손흥민은 최전방 원톱으로 선발 출전해 풀타임을 뛰며 무려 8차례나 슈팅을 시도했다. 전반 12분에는 수비수 몸에 막혔고, 전반 25분에는 골키퍼와 일대일 상황에서 첫 터치가 길어지며 기회를 놓쳤다. 후반 33분에는 왼발 슈팅이 그대로 골대를 강타했고, 후반 44분 다이빙 헤더까지 시도했지만 끝내 골문은 열리지 않았다. 활동량과 적극성은 여느 때보다 두드러졌지만, 결과로 연결되지는 못한 경기였다.
그의 슈팅이 만든 공간에서, 10대가 골을 넣었다
하지만 이날 손흥민의 진짜 역할은 득점이 아니라 다른 곳에 있었다. 전반 21분, 왼쪽 측면에서 페널티지역으로 파고든 손흥민의 왼발 슈팅이 골키퍼 선방에 걸려 앞으로 흘러나왔고, 이를 놓치지 않은 주드 테리가 논스톱 오른발 슈팅으로 선제골을 완성했다. 이 골로 데뷔 시즌을 보내고 있는 10대 유망주 주드 테리는 자신의 존재감을 알렸다. 손흥민이 만든 압박과 슈팅이 없었다면 나오기 어려웠던 장면이라는 점에서, 이 골은 사실상 손흥민의 실질적인 공격 포인트나 다름없다. 베테랑의 저돌적인 움직임이 만든 공간에서 어린 선수가 골을 넣는 장면은, 최근 다뤘던 안주완의 사례(K리그 최연소 기록)와는 결이 다르지만 비슷한 울림을 준다. 세대를 이어주는 축구의 한 단면이 이날 LAFC의 공격 전개 안에도 담겨 있었던 셈이다.
6경기 만에 웃은 이유
LAFC는 이날 2-0 승리를 거두며 최근 이어지던 6경기 무승(4무 2패)의 늪에서 벗어났다. 승점은 40점으로 늘어나며 서부 콘퍼런스 3위 자리를 지켰다. 앞서 여러 차례 지적했던 팀의 문제, 즉 리드를 지켜내지 못하거나 백업 자원의 득점력이 떨어지는 문제는 이번 경기에서 크게 불거지지 않았다. 위고 요리스의 선방(전반 15분 추포-포팅의 슈팅 저지)으로 실점 위기를 넘긴 뒤, 후반 추가시간 홀링스헤드의 패스를 받은 시브가 쐐기골을 추가하며 승부에 마침표를 찍었다.
침묵의 성격이 또 한 번 바뀌었다
이 경기를 앞서 정리했던 '다섯 가지 침묵'의 연장선에 놓고 보면, 이번엔 여섯 번째 유형의 침묵이 추가된 셈이다. 슈팅이 없었던 경기, 확실한 찬스를 놓친 경기, 조직적으로 봉쇄당한 경기에 이어 이번엔 '슈팅은 쏟아냈지만 골대에 가로막힌' 경기였다. 다만 이전과 다른 점은 이번 침묵이 팀의 승리와 공존했다는 것이다. 개인 기록은 아쉬웠지만 팀 승리에 기여하는 방식(슈팅으로 만든 세컨볼, 리바운드 유도)은 여전히 살아있었다.
앞으로가 더 흥미로워졌다. 정리하면 이번 경기는 팀에게는 반가운 반전이었고, 손흥민 개인에게는 또 하나의 아쉬운 숫자였다. 다만 그 아쉬움 속에서도 그의 움직임이 어린 동료의 골로 이어졌다는 점은, 그가 골을 넣지 못하는 경기에서도 여전히 팀에 필요한 선수라는 걸 보여준다.
이제 관심은 개인 득점과 팀 승리가 동시에 나오는 경기가 언제 나올 것인가로 옮겨간다. 두 흐름이 엇갈려온 지난 몇 주를 생각하면, 그 한 경기가 나오는 순간이 이번 시즌 LAFC의 진짜 반등 신호가 될 것이다. *작성 근거: 2026년 9월 10일 MLS 정규리그 25라운드(LAFC 2-0 뉴욕 레드불스) 및 관련 국내 보도를 바탕으로 작성.*